애장기

괴물 300B

by 김성수 posted Jan 2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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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코너에는 처음 방문합니다.
지금까지 느끼지 못하였던 새로운 경험이어서......

오랫동안 6BQ5, 6V6, 6L6, KT88, EL34, 245 등의 여러 진공관 앰프를 선호하면서도,
막상 300B는 곁에 두고 오래 애용하려고 앰프를 들여놓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답니다.

‘300B는 너무 화려하여 도시의 화장 짙은 여자를 연상시킨다’고 하였듯이,
귀동냥하거나 동호인의 소장품을 몇 시간씩 들어본 결과, 제 나름대로는
저역이 상대적으로 부족한듯 하면서 또 너무 화려하고 요란한 음색의 향연 같아서.....
음악을 듣기 시작하여 한 시간이 못되 그 소리에 질리는 듯하여....

한번은 ‘꽤 괜찮은 소리’라고 느낀 웨스턴 오리지널 진공관 앰프에서는
그 관값에 놀라 할 말을 잃어버리고
(또한 쉽게 구할 수도 없기에)
나와는 아예 인연이 없는 것이라고 외면하였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대전의 한 동호인이 알텍604B와 젠센필드 스피커 소리를 듣고자 저의 방을 방문하면서
제 스피커와의 매칭 테스트를 하고자
300B싱글 앰프를 하나 들고 들어왔습니다.

젠센 필드 12인치 스피커에 이 앰프를 물리고, 기성품인 우허 프리와 연결하여
소스를 걸어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부터 여간 놀라지 않았답니다.

출력관이 ‘빌링턴골드’라는 처음 보는 로고이고,
게다가 초단관의 종류도 생전 처음 들어봄에도 불구하고.....
이 300B앰프의 소리는 그렇게 화려하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맑고 시원하면서도 따사로운 중고역이
화장을 한듯 만듯한 자태 고운 여인과 같은 이미지에
유려하고 독특하여 마치 메아리가 딱 한 번만 울리는 배음의 효과에
설악산 계곡의 조그만 웅덩이의 맑고 고운 물빛 같고....

더블베이스 및 첼로 G선의 음률이나 오케스트라의 저역 연주 부분이
아주 단단하면서도 웅장하여 여간 놀라지 않았답니다.....

기존의 300B 싱글 앰프와 전혀 다른 기종의 앰프와도 같은 이 괴물 앰프를
웨스턴421A출력관을 활용한 프리앰프에 물려보고
또 트라이어드 트렌스를 활용한 트랜스앰프에 매칭해 보아도
알텍에서 이런 매력적인 소리는 처음이어서
한편 당황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제야 300B를 제대로 듣는다는 기쁨에 ......

출력관을 값싼 구이광(桂光) 블랙 플레이트를 장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연3일을 하루 10시간 이상씩 음악을 틀어 놓고 줄기차게 들어도  
조금도 질리지 않고
오히려 신선한 활기와 생기(生氣)를 저에게 계속 불어넣어 줌에.....

지금까지는 기존의 여러 오디오 기기의 특성을 감안하여
음악에 따라 앰프와 스피커를 각각 매칭하여 듣는 번거로운 방법을 쓰다보니
자연 앰프와 스피커의 종류가 늘어나기만 하였는데....

이제서야 저의 취향에 딱 맞는 앰프를 만났음에.....

게다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음악의 재현성이 뛰어나서
앰프의 제작자가 마치 저의 가슴을 열고 들어가
저의 마음을 모두 꽤뚫은듯한 이 앰프의 기능에
그냥 흡족하여..... 여간 마음에 들지 않는 답니다.

과거 어릴 때, 입시철에 교문의 쇠창살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엿과도 같이
트랜스 앰프와 이 300B싱글 파워앰프가 하나로 엉겨서 알택과 연결되어 있어서
이제는 뗄래야 떼어 낼 수도 없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저를 기쁘게 하여 주는 것은
값이 엄청 저렴한 300B 출력관을 장착하여도
웨스턴 오리지널 출력관이 조금도 부럽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고 묘한 음색이 재현됨에....
여간 만족스럽지 않답니다.  

예컨대, 기존의 빈티지 6V6, 6L6이 초기에 생산된 부라운관 칼라 TV라고 한다면
이 300B앰프는 LED 벽걸이TV와도 같이 선명하고 해맑은 해상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300B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이고 빈티지적인 요소 또한 조금도 삭제되지 않았음에....

아마도 이 앰프는 평생 곁에 두고 애장하면서
저와 고락을 함께 하여야 할 운명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선 300B는 가장 범용적인 출력관 중의 하나이지만,
저역 문제 및 스피커 구동 능력 등의 문제점 또한 갖고 있어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기존 300B와는 상이(相異)한 회로로 설계되 점.

즉, 기존 출력임피던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설계하여
저역 문제와 스피커 구동 능력 및 왜율 문제를 극복하였으며,
초단겸 드라이브단과 출력단의 결합을 기존 방식과는 또 다른 방식을 사용하여
대역특성을 개선하였고, 최대의 해상력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하였기 때문에
저의 가슴에 이렇게 와 닿아 사람을 매료시키는 모양입니다.

이 앰프의 구성은
- 사용관
  초단 겸 드라이브관: OTK 6S45P(WE 437A 유사관)
  출력관: 구이광(桂光 Guiguang) black plate 300B
  정류관: CBS Hytron 5U4G
- 출력: 7와트/채널
- 크기: 가로 390mm, 세로 284mm, 높이 70mm의 케이스에 컴팩트하게 만들었습니다.
- 기타: 전원트랜스 114코어, 출력 96코어, 전원부 평활 및 플레이트 쵸크 66코어, 내부의    그리드 쵸크는 홍콩할배쵸크 라고 합니다.

추신:
이 앰프의 회로를 설계하고, 퇴근후의 짬짬히 시간을 내어 스트레스 해소겸 시나브로 제작하다 보니 제작기간이 무려 6개월이나 걸렸다고 하네요.  
그 장본인인 장*근박사는,
국내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컴퓨터공학과 전자통신공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명문대학교에서
아날로그 회로 설계를 전공하여 학위를 받았고
귀국하여서도 본연의 전문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진공관 앰프의 회로 설계에 대한 고도의 이론과 실제의 최고 권위자랍입니다.

하오니, 영업성의 글이 아니오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